#73. 소유하는 삶에서 대여하는 삶으로. 대 렌탈의 시대.

2022. 9. 11. 11:20경제적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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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하는 삶에서 대여하는 삶으로 전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대 렌털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인데요. 과거에는 렌털이라고 하면 렌터카와 월세 정도를 떠올렸는데, 이제는 모든 것을 빌릴 수 있는 렌털 샵이 있을 정도로 렌털의 인기가 치솟고 있습니다.

 

렌털이라 쓰고 구독이라 읽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제는 렌털 대신 구독 경제라는 세련된 단어를 사용하는 추세인데, 의미는 같습니다. 적정 사용료를 내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죠. 여기서 서비스는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하드웨어 이용권한도 서비스로 통칭하고 있습니다. 차량을 소유하지 않아도 월 렌터카 계약으로 이용할 수 있고, 또는 1~2일간 단기로 이용할 수도, 1~2시간 이용할 수도 있는 렌털 서비스가 보편화되었습니다.

 

집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달 단기월세부터 보다 짧은 1~2일 숙박까지. 언제든지 원하는 장소를 선택해서 대여를 할 수 있는 서비스가 보편화되었습니다. 여기에 최근에는 명품도 일정기간 대여하는 서비스도 제공되고 있는데요. 명품 구매가 부담스러운 분들을 위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명품을 대여하고, 중고매입과 판매까지 전담하는 서비스가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집에서 사용하는 가전기기와 가구들도 렌털이 가능한데요. 정수기는 기본! 세탁기, 건조기, 티브이, 컴퓨터, 노트북, 모니터, 와인셀러, 스타일러, 침대, 소파, 책상, 화장대 등등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제품들에 대해 렌털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렌털보다는 소유를 위한 소비가 더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불과 10년 전보다 렌털 서비스의 형태와 이용 고객의 수가 늘면서 전반적인 렌털산업이 성장하는 사실은 이런 의문을 떠올리게 합니다.

 

우리는 어떤 이유로 소유하는 삶에서 점차 대여하는 삶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일까??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저는 아래 두 가지 요인이 떠올랐습니다.

 

첫 번째는 짧은 신제품 출시 주기입니다.  스마트폰을 예로 들어보면, 스마트폰 출시 이후 사실상 매년 다음 세대 스마트폰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현재 스마트폰 가격은 80만 원 이상부터 높게는 200여만 원까지 형성되어 있는데, 이는 얼리어답터라 불리는 소비자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런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스마트폰 제조사와 통신사에서는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는데, 그중 하나가 신제품이 나오면 기존 제품을 반납하고 다시 신제품을 받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모션이었습니다. 물론 할부금액과 기간은 다시 처음부터 시작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프로모션이 소비자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여기서 중요 포인트는 소비자들이 소유보다는 신제품 사용경험을 더 중요시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누구보다 빠르게 신제품을 사용하고 싶은데, 제품 출시 주기가 빠른 스마트폰 특성상 매번 신제품을 구매하기 어려우니 해당 프로모션이 인기를 끌었던 것이죠. 

 

이는 스마트폰에만 해당하는 게 아닙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인데요.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보다 월 단위 또는 연단 위로 차량을 바꿔가며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출시되기도 했습니다. 한 차량을 오래 타는 것보다는 쉽고 간편하게 다른 형태의 차량으로 바꿀 수도 있고, 그런 유연함에 비해 차를 소유하는 가격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명품도 마찬가지입니다. 매분 기마다 쏟아져 나오는 신제품 명품을 모두 구매할 수 없는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렌털 서비스를 제공하니, 해당 서비스를 경험해본 소비자들은 점차 소유에서 대여로 소비의 형태를 바꾸게 된 것이죠.

 

정리하자면 "짧은 신제품 출시 주기로 인해 소비자의 구매력에 부담이 왔고, 이에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신제품을 빠르게 경험할 수 있는 렌털 서비스에 매력을 느꼈다"입니다.

 

두 번째는 렌털 서비스의 다양화입니다.  앞서 렌털이라 쓰고 구독이라 읽는다고 표현한 바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구독형 서비스가 있는데요, 멜론 같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부터 유튜브 프리미엄, 영상제작 프로그램 구독, 엑셀처럼 업무에 필요한 오피스 프로그램 구독 등등. 이 외에도 의류 세탁, 라운지형 오피스 구독, 쿠팡 로켓 배송, 마켓 컬리 멤버십, 베이비시터 또는 하우스키퍼 등 수많은 구독형 서비스가 출시되어 우리에게 윤택한 삶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렌털 서비스라는 게 넓게 말하면 사용료를 내고 내가 유무형적 이득을 취하는 것은 모두 렌털 서비스의 범주에 들어갑니다. 소유권 이전은 없지만 내가 돈을 내고 혜택을 받는것은 모두 렌탈서비스라고 봐도 무방한 것이죠. 이렇게 렌탈서비스의 개념을 확장하면 택시나 버스, 지하철도 우리는 렌털 교통서비스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즉, 생활에 편리한 렌털 서비스들이 출시하면서 우리는 자연스레 렌털 서비스, 구독형 서비스에 익숙해지고 이에 따라 소비의 형태도 소유에서 구독으로 대체되고 있는 것입니다.

 

저도 이 글을 쓰면서 내가 소유한 것과 구독한 것을 구별해봤습니다. 제가 소유한 것은 침대, PC와 모니터, 스마트폰, 의류, 책상과 의자 정도이고, 구독 중인 것은 오피스텔, 유튜브 프리미엄, 인터넷, 생수, 쿠팡 로켓 배송, 와이프의 업무용 장기 렌터카 정도가 있습니다. 의외로 제 생활에서 구독형 소비가 많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소유하지 않고 대여하는 삶. 렌털 서비스와 구독형 서비스의 성장이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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